지난 6일 오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살고있는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에서 최저임금 때문에 경비원을 현재 인원의 절반쯤으로 감축하려는 것을 두고 투표가 시행되고 있었다.


장 실장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가 사는 아파트에서 한 번에 50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장 실장이 사는 이 아파트에 게시된 안내문에는 ‘목적: 최저임금 인상으로 증가되는 경비비 절감’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1일에 시작된 투표는 15일에 끝난다. ‘경비 시스템 개선안’ 찬성표가 과반이면 경비원 52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현재 인원(116명)의 45%에 해당한다. 경비원을 줄이면 각 세대가 매달 적게는 6만5040원, 많게는 11만2980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안내문에 그렇게 적혀 있다. 장 실장이 사는 138㎡형(52평 타입)의 경우 다달이 9만원이 절약된다.

이 주민투표는 특이하게도 아파트 소유자에게만 투표권을 준다. 세입자는 제외된다. 경비원들은 관리비에 좀 더 민감한 세입자들이 투표권을 갖지 못해 다행이라고 했다.
  
또한 최근 보도로 이곳 주민들이 상당히 야박한 것으로 비쳤지만, 경비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작 욕 먹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이상하게 인터넷에서만 누군가 조작이라도 하듯 현실과 다른 댓글들이 달렸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몇 년 전에도 다른 아파트들처럼 경비실 통합하는 방식을 놓고 주민투표를 했는데, 경비원들 내쫓는 데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아서 부결됐어요. 이곳 주민들은 그래도 양반들이에요.” 이곳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는 한 경비원의 '말'이다.


심지어는 “일부 동 대표들이 경비원 줄여야 한다고 할 때 우리가 홍준표 대표한테 가서 막아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어요.”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이 아파트에 산다. 지금은 미국에 체류 중이다.
  
한 경비원은 “이 말은 꼭 써 달라”고 당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월급이 많이 오르면 좋지요. 그런데 ‘아, 이러다가 잘리겠구나’하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은 안 잘리고 오래 다니는 겁니다. 여기 경비 정년이 63세입니다. 그 뒤에는 촉탁으로 2년 더 있을 수 있고요. 월급 많이 안 올라도 좋으니 70세 정도로 정년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여기서 일하는 사람 중 몇몇은 제법 먹고살 만하지만 대부분은 가족들 먹여 살리는 가장입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서울시청이 설립)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을 비교했을 때, 서울 아파트 중 5.2%(3245개 단지 중 169개)가 경비 인력을 줄였다.

교수시절부터 장 실장의 막무가내 고집은 수 차례 다른 학자들에 의해 증언됀 바 있다. 과연 이런 장 실장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투표는 했을까? 했다면 어느쪽에 했을까? 그의 막무가내식 고집 때문에 더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아파트 경비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자신들을 해고 할지 말지 열린 해당 투표가 아파트 소유자들의 잘못이 아닌 장 실장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눈치 정도는 있어야 할텐데... 그런 눈치 따윈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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