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강산에서 열린 적십자회담에서 남.북은 2년 10개월 만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남측은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석방 문제'는 쉬쉬하고 오히려 북측이 '탈북 여종업원 북송 문제'를 거론해 일명 '북한 눈치보기' 논란이 또 일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 24분까지 남북은 회담을 진행했다. 전체회의 1회, 수석 대표 접촉 1회, 대표 접촉 2회, 종결 회의 1회 등 모두 5회 만나 공동 보도문에 합의했다.

회담 종료 후 일문일답에서 우리 측 수석 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오늘 회담에서) 8·15 이산가족 상봉 외에 생사 확인부터 시작해서 정례적으로 만나고 심지어 성묘까지 가고 화상 상봉을 하든지 고향 방문단을 만든다는 것까지 쭉 내가 (북측에)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일반 주민이 남측과의 접촉 면이 넓어지는 데 대해 부담을 느끼는 듯,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 회담에서 북한은 오히려 탈북 여종업원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부터 북한은 2016년 4월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귀순해 온 여종업원 12명의 송환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은 없다고 압박해 왔다. 하지만 북측은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합의된 것을 의식해 강하게 요구하지는 않았다.

회담 종결 후 브리핑에서 '북측이 여종업원 송환 문제를 제기했느냐'는 질문에 박경서 한적 회장은 "8·15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그 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됐다고 언급하는 건 전체 물결 속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은 하지 않았다. 북측 대표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답 조차 하지 않았다.

우리 측도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석방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억류 국민) 그런 문제들을 제기했는데 지금 그거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건 긴 여정을 가는 데 조금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번 회담 개최 8시간 전인 22일 새벽 2시쯤 북한은 대표단 명단을 우리 측에 '통보'했다.
14일, 최근 북한 여종업원들의 탈북이 자유탈북이냐 아님 기획탈북이냐로 논란중인 가운데 북한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하루빨리 매장해버려야 할 인간XXX들'이라는 논평을 내 "통일이 이루어지게 되면 제일 먼저 민족의 준엄한 심판대에 올라야 할 역적배들이 다름 아닌 탈북자들"이라고 연일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어 "인간XXX들을 철저히 매장하여 북남 관계개선과 통일의 앞길에 가로 놓인 장애물을 제거해버려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위협적인 상황속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중 국경 압록강에 지난겨울 사망한 북한 주민의 시신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탈출을 시도하다 총에 맞아 숨진 북한 주민의 시신"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중 국경에서 탈북자에 대한 통제와 처벌이 더 강화됐다"며 "북한 당국이 '국경에 발을 대는 자는 무조건 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평양시민 김련희 여성도 하루빨리 돌려보내야 한다"고 했다. 탈북민인 김씨는 2011년 탈북해 한국으로 왔으나 브로커에게 속았다면서 북한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신보는 "(8월 예정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때) 전쟁으로 인한 이산의 아픔도 응당 가셔야 하지만, 정치에 악용하려고 꾸며진 집단유인납치 사건의 피해자들도 가족들이 기다리는 조국의 품에 당장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문재인 정권 이후 처음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이미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조건으로 탈북 여종업원들과 평양 여성 김련희씨의 송환을 요구한 바 있다.

이를두고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남한이 거부할 수 없는 이산가족 상봉을 내세워 우리 정부에 탈북자 송환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탈북자 사회를 흔들고 남남(南南)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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