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출국'을 보고 왔다. 영화를 보면 윤이상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나온다. 그는 납북 공작을 담당하고 있는데 영화는 그 꾀임에 당해 비극을 당하는 오길남씨 가족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러나 이 영화가 상영관에 걸리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가는 부분들과 답답한 부분들이 여러 차례 나온다.

그래서 짚어 봤다. 첫째, 아직도 자유 대한민국 내에 암적인 존재로 기생해 있을 윤이상 같은 인물들의 실체를 알리는 것 보다 좌파들의 등쌀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억지스런 부성애를 강조한 점이 보여,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영화에서도 윤이상을 윤이상이라 부르지 못한다. 둘째, 한겨레 등 좌파 언론들의 프래임으로 부역자 영화란 말도 안되는 오명이 생겨 본 제목 '사선에서'가 '출국'으로 변경된 점도 이 영화의 흥행 참패에 한몫 했단 것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셋째 엔딩이 굉장히 부자연스러웠다. 사실 오길남씨의 아내이자 통영의 딸로 불리는 신숙자 여사는 북의 악명높은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수용소에서 지병인 간염으로 사망했고, 두 딸 혜원양과 규원양도 똑같이 고통 받고 있다. 그런데 영화 끝장면엔 큰 딸 혜원양이 성인이 돼 북한에서 유람선 안내원으로 생활하는 모습이 외국기자에게 우연찮게 사진이 찍히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그 사진이 대한민국 내 '평양사람들'이란 전시회에 걸렸고, 그 사진을 오길남씨가 보고 오열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마치 잘 지내고 있으니 다시 만나자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실제 부인 신숙자씨는 약 한 번 제대로 지원 못받고 풀을 뜯어 연명했다는 게 진실이고 딸들 또한 마찬가지였을텐데 너무 급조된 마무리라 가슴이 답답했다. 이 또한 가짜 평화에 미쳐 있는 문재인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던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이 영화는 대부분 조조, 심야 시간대에라도 상영중이다. 보지 못했다면 이 만큼이라도 감히 용기내준 배우들과 감독을 위해 관람하시고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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